박우디의 개발여행/전기차 이야기

01. PTC 히터

박우디 2023. 1. 22. 17:33

전기자동차는 겨울철 차량 난방을 할 때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과 차이를 보인다.

내연기관 차량의 히팅방식은 주로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냉각수를 데워서 그 열을 사용하나,

전기자동차의 경우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히터라는 것을 사용한다.

물론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에도 PTC히터를 추가 장착한 Option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내연기관의 히팅방식으로는 시동을 걸자마자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기에(엔진이 덜 가열되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주로 엔진이 가열되기 전까지만 동작을 하고, 이후에는 기존 히팅방식으로 전환하는 보조적인 성격을 띈다.

그렇다면 PTC히터는 무엇인가.

전기난로를 사용해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은 바닥난방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전기난로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않지만,

미국에선 난방효율이 좋지않고 또 전기세도 저렴한 편이라서 이 전기난로를 따로 사서 많이 이용하곤 한다.

전원을 연결하면 코일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그 열로 난방을 하는 방식인데,

PTC히터는 바로 이 전기난로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용된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PTC히터를 사용할 경우 12V AUX 배터리에서 전력을 끌어온다.

어짜피 보조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AUX 배터리 전력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PTC히터가 주력 히팅방식이기 때문에 전력을 고전압 배터리팩에서 가져온다.

이는 겨울철 운전자에게 따뜻한 바람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기차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팩을 따뜻하게 뎁혀 준다.

 

차가워진 고전압 배터리팩이 자신의 에너지로 PTC히터를 구동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온도도 적정온도로 올릴 수 있으니 마냥 좋기만 한 것 같지만,

배터리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여 종국엔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함께 떨어진다는 Trade off가 있겠다.

겨울철 완속 충전시험을 하며 재미있는 현상을 본적이 있다.

고전압 배터리의 온도가 많이 떨어져있는 상황에서는 BMS제어를 통해 소량의 전류만으로 충전을 진행한다.

이 때, 충전중 PTC 히터를 켜놓으면 운이 나쁜경우 충전기에서 출력되는 전력이 모두 PTC 히터 가동에만 사용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엔 충전기에서 나오는 전력만으로 부족해서 고전압 배터리의 전력도 PTC 히터가 끌어갈 수 있는데,

이러면 몇시간 충전을 하고서도 고전압 배터리의 충전율(SOC)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겨울철 완속충전기를 꽂아놓고 PTC 히터를 틀어놓고 차 안에서 쉬는 상황이라면 이런일이 발생 할 수도 있겠다.

이런일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각자만의 전략에 따라 PTC 히팅동작의 상한온도를 정해둔다.

상한선이 낮으면 낮을수록 전력도 적게 소모하고 결과적으로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그러나 상한온도가 너무 낮을경우 배터리가 충분한 퍼포먼스를 내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배터리가 warm up 되지 않고 아직 얼얼한 상황에서는 충전속도도 많이 느리고 주행을 한다하면 그 출력이 팍팍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이런경우엔 운전자가 불만을 가질 수 있으니 상한온도는 여러 Test를 거쳐 적절하게 정해야겠다.